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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어린이집에 가기 싫어하는 막내 딸

17년 12월 19일 화요일

 

잠자리에 들기전에 꼭 하는 일이 있다. 6시부터 10분간격으로 알람을 맞추는 것이다. 아침잠이 유난히 많은 내 패턴을 너무나도 잘 알기에 바쁜 아침보다는 여유로운 아침을 기대하며 매일 같이 잠들기전 의식처럼 어둠속에서 핸드폰을 켜고 알람을 맞추는 것이다. 총 5개의 알람을 켜는 동안 마음속으로 꼭 일어나서 어제의 번잡하고 정신없음을 꼭 피하겠다며 다짐을 해보지만 오늘아침도 영락없이 7시 40분에 일어나고 말았다.

 

어제밤은 분명 잠자리에도 일찍 들었다. 매일 늦게까지 잠을 못자고 서성이는 것이 문제인가 싶어 파격적으로 11시 30분에 침대에 들어가 10여분만에 잠이 들었었다. 애기들을 재우고 나온 아내때문에 선잠이 깨는 바람에 위기가 잠깐 있었지만 여유로운 아침을 생각하며 억지로 잠자리에 들었던 터라 일찍일어날 것이라 자신했었지만 예상은 여지없이 빗나가고 말았다.

 

매일 아침 새벽같이 일어나 졸린 눈을 비비며 가족들의 아침을 준비하는 가정주부의 모습은 내가 영원히 흉내낼 수 없는 그런 모습인것 같아 좀 그렇다. 밤잠을 고정적인 시간에 자는 것을 꾸준히 몇달간 하면 몸의 생체리듬이 적응을 하게 될텐데 아무래도 하려면 제대로 해야되는 것 같다. 이렇게 번갯불에 콩궈먹듯이 어설픈 마음으로 덤비는 것 자체가 실패를 자꾸 부르는 요인이 아닌가 싶다.

 

  막내가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인지 아침마다 어린이집에 안가겠다고 떼쓰는 시간이 점점 늘고 있다. 와이프는 내가 너무 잘해줘서 아이랑 친해진 것이니 걱정하지 말고 좋은 징조라며 위로를 하지만, 그 떼를 직접적으로 보는 나는 그리 좋지 많은 않다. 나름 정해 놓은 규칙과 일정이 있는데 막내의 떼를 받아주기만 하면 우리가족의 미래에도, 아이의 미래에도 그리 좋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따듯한 집에서 계속해서 아이들과 행복한 시간을 걱정없이 보낼 수 있으려면 나는 가만히 있기만 해서는 아무것도 되지가 않는다. 누구도 공짜로 돈을 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지금도 역시 나는 뛰어야 한다. 앞으로 계속해서 뛰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조금 마음이 아프다고 그 과정을 포기해버리면 미래를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마음이 조금은 아프지만 아이를 결국 어린이집에 보내고 왔다.

 

그렇게 힘든 등원시간을 보내고 나니, 집에서 웃어주던 아이의 웃음이 그립다.

 

아이와 나, 그리고 우리 가족모두가 조금의 고통은 견뎌야 한다. 그래야 더 밝은 미래를 밝힐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귀하게 얻은 이시간 허투로 보내지 말고 꼭 값진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

벌써 1시간 30분이나 지났다.

처음 생각한대로 끝까지 밀고 나갈 수 있는 뚝심과 열정이 계속 내 몸속에 충만하길